북한과의 협상에 임하며: 트럼트 대통령을 위한 조언

2018년 3월부터 매달 ‘38노스’는 한·일·중 3개국 독자들을 위해 선별된 기사를 번역 및 출간하여 더 많은 독자들이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해 더 심도 있는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38노스’의 모든 구독자분들의 응원과 성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새로운 분석과 자료를 위해 저희 ‘38노스’와 연관 매체들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근 40년간 북한 문제를 다뤄왔으며, 고위급 관료와 주요 정부대표 간 협상 및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 간 주요 회담에 참여해왔던 전직 미국 관료로서, 나는 북한과의 협상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 조언을 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북한과의 협상을 주제로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지에 게재된 니콜라스 에버스타드(Nicholas Eberstadt)의 논평 “제로섬 게임으로서의 북한과의 대화. 이렇게 접근하라(Talks with North Korea are a zero-sum game. Here’s how to play it)”에 대한 나의 대응이 이 글의 골자가 될 것이다. 에버스타드가 훌륭하고 현명한 학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북한에 대한 관측이 현실감이 결여된 듯 보이는 것은, 아마도 에버스타드가 한번도 북한과 직접 대면하여 협상해보지 못한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리라.

우리측 협상가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인들은 그들이 진지하고자 할때 매우 훌륭한 협상가들이다. 그들은 기본적인 외교 수칙을 따른다. 비교적 생산적이었던 북한과의 협상 양상을 살펴보면, 그들 역시 전세계에 공통되는 외교 패턴을 따르고 있음을 알수 있다: 당면 문제에 접근할때 두 진영 모두 해결책으로부터 이득을 얻을수 있도록 하되, 문제를 세분화하고, 가장 해결이 용이한 쟁점에서 시작하여 난제의 순으로 접근하며,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조건들을 규정하며, 검토를 통해 양측의 합의점에 포함된 사안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인지하고, 최종적으로 이행 세부사항과 진행 일정에 합의하는 전형적인 외교 패턴이다.

쌍방이 모두 합의하지 않는 한 그 어떤 합의도 최종적인 합의가 될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이다. 안건에 대해 “통제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좋은 접근법이 아니다. 북한인들은 우리가 그들이 제시한 일방적인 의제에 기반하여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으며, 우리 또한 북한이 같은 태도로 협상에 임할 것임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안건을 먼저 제시하는 쪽이 되는 것은 나쁜 선택이 아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북한은 제시된 안건에 응대하는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에, 미국은 선수를 두는 입장을 종종 취해왔다.

나는 북한이 사안에 대해서 “핵심 조건”을 재규정하면서 접근하는 적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양측은 중요성이 떨어지는 조건들에 대해 어느 정도 서로 동의한다는 가정하에 협상에 임하다가, 추후에 (운 좋게도 보통은 협상을 마치기 전에) 양측의 입장에는 중대한 차이점이 존재함을 인지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통역사를 통한 의사소통은 이러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통역의 어려움은 때때로 협상의 진전을 더디게 하기도 하는데, 이는 서둘러 합의점에 도달하려는 미측 대표단의 의향에 반하기도 한다.

쌍방이 모두 득을 보는 윈윈(win-win)은 이미 공허한 슬로건이 되어 버린지라, 개인적으로는 질색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표현은 북한도 납득하고 있는 어떤 핵심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북한도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고, 우리 역시 우리가 원하는 바를 모두 달성할 수는 없지만, 양측 모두 각각 우위를 두는 사안에 대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기대할 수는 있다. 이러한 이해 없이 협상은 불가능하다. 지난 12년간 북한과 이루어진 모든 협상들을 되돌아 볼때, 양측 모두 협상에 단호하게 임한것은 사실이지만 북측이 우리 측을 모욕하거나 우리의 명예를 손상시킨 적은 없다. 협상을 마친 후 북측은 그들의 승리를 자축했고, 우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본국과의 소통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평양에서 회의가 진행되는 것이 문제 될 것은 없다. 우리가 그에 대한 해결책을 파악하고 통신 가능한 방안을 찾으면 된다. 반면, 북측 대표단에게는 고위급 의사결정권자들과의 소통이 용이하다는 점에 있어서 평양에서의 회의가 강점을 갖는 것은 사실이다.

북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불쾌한 상황이 발생했을때, 우리는 늘 북측에 항의해 왔다. 종종 후덥지근하고 땀내나는 답답한 회의실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서, 우리측 협상가가 북측의 위반행위에 대해 설교하던 모습을 지켜보던 기억이 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북측에 대해 선을 넘었을 때에는, 우리 역시 그들의 항의를 받아줄 채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다행히도 이런 사건들은 양측이 잦은 대면을 통해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해 가면서 드물어지고 있다. 북한인들이 책상을 내려치며 화를 표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우리가 북한이 불쾌해 하는 문제를 제기했을때, 그들은 조용히 안경을 벗고, 공책을 살짝 덮으며, 펜을 옆에 내려놓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나는 미측이 “선의”의 양보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허나 북한이 미국의 특정한 조치에 대해 완강한 입장을 취하다가, “이런저런 일이 보장될수 있다는 미국의 확신이 기반이 된다면” 우리가 요구한 특정 조치를 어느 정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것을 본 적은 있다. 그동안 양측이 이끌어낸 원칙들은 “행동대 행동”과 “동시 행동” 두가지가 있지만, 전자를 고수하는 경우 후자를 실천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북측과의 고위급 회담이 제로섬 게임이었던 적은 없다. 북한과의 협상을 그러한 틀 안에서 해석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절대적으로 지양해야 할 바이다.

Translated by Jamie W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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